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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나의 이야기

가을냄새.

by tick-tock! 2008. 8. 20.

 

우리집은 아직도 고추를 말린다.

해마다

아부지가 옥상에 고추 박스를 풀어 널어 놓으시는걸 보고

가을이 오는걸 느끼곤한다.

올해도

고추를 말린다.

다른때와 다르게 날이 굿고

습하고.. 간헐적으로 내리는 비 덕분에

고추 말리는게 어느해 보다 어렵다.

이쁘게 붉은 빛을 띄고 있는 고추

올해도 저 고추로 가루를 내어

김장도 담그고

내년 이맘때가 될때까지 고춧가루로 쓸것이다.

고추가 다 마를때까지

고추를 널었다 걷었다를 반복.

오늘도 비가 올것 같은 하늘을 보고

아부지와 함께 고추를 걷어 냈다.

"선비를 맞아서 그런지..눅눅하네요?"

"그러네.. 안그랬으면 다 말랐을것을..."

"상한게 너무 많아요. 걸러내믄 얼마 안되겠는데요?"

"더 말릴걸 그랬다. 넉넉하게 못주겠는걸?"

"안주믄되지 그냥 우리집만써요 ㅋㅋㅋ"

.

.

.

아부지랑 나랑 둘이 참 많이 닮았다.

가족들 중에 누구 하나 이런걸 좋아 하는 이가 없는데

우라부지와 나와 둘이서만 이런일을 즐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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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엔 고추도 키우고 방울 도마도두 잇다.

호박도 키우고

여러가지 채소들로 한편이 그득하다.

한편엔 간장독과 고추장독이 자리하고 있는 우리집 옥상과 뒷켠이 좋다.

엄마는 귀찮아 하신다.

여적

간장도 담그고 고추장도 만들어 먹는 집은 우리집 뿌니 없다고 하시면서

ㅋㅋㅋ

올해는

아부지 대신

고추장 만들기를 도와드려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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