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쪽이가 우리집에 다녀갔다.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온것이다. 그전까지 모르고 지내던 사이는 아니지만...
더 정확히 하자면 결혼승락을 받으로 왔다. 웃어야 할지 아니면 울어야 할지...우울해야 할 지...
둘다 지금은 힘든상황인데... 나이때문일까나..
아니면 반쪽이의 노력이 통한것일까나...
아부지는 날 무척이나 대단한 놈이라 생각하신다 어느집이나 마찮가지겠지만..
우라부지의 남다른 자식에 대한 기대와 욕심이란... 자식인 우리조차도 이해하기 힘든부분이 참 많다.
그런 우라부지를 만나뵈러. 정식으로 허락을 받으러 우리집에 반쪽이가 왔다.
올림픽 여자 양궁 결승전이 막 시작한 시간.
"결승전 보고 얘기하자"
평생을 두고 기억에 남을 나에겐 특별한 금메달이 될 것이다.
두어시간 가량 아부지 엄마와 마주 앉아 있던 시간이 나에게는 무척이나 길었다.
손에 땀이 났다... 잠깐씩 흐르는 정적이 마치 몇시간이 지나는듯...
"넌 오늘 양궁 금메달 못땄으면 좋은소리 못들었을꺼다 ^^"
이야기가 다 끝나고 일어서는 반쪽이와 나에게 아부지가 하신 말씀이다. ㅎㅎㅎ
나에겐 평생 못잊을 올림픽 금메달이 됐다.
두고두고 자식놈들한테도 전해줄 얘기 꺼리가 하나 생긴것이다.
집에서 나서는 마음은 무겁지 않았다. 정말 다행이다.
이제 시작이라는것 둘다 모르는건 아니지만,
시작이 반이라 하지 않았던가?
시작이 좋다. 부드러운 시작. 저 시작이 반이라는 말. 지금은 믿고 싶다.
"거봐 내가 긴장할것 없다 그랫자나 ^^"
반쪽이가 말문을 열었다.
난 사실 아부지가 무서웠다. 집에 온다는 말조차도 제대로 할수가 없었을 정도로 말이다.
기분전환.
영화를 보고왔다.
오늘같은날 어울리는 영화가 아닐지 모르겠지만, 나와 반쪽이에게는 어울리는 영화다.
무거운 마음.
가볍지 않다.
하지만.
기분좋은 중압감이다.
일을 할때 프로젝트를 시작할때 언제나 전지 두장을 벽면에 붙여놓는다. 기획의 시작.
그때 느끼는 부담과 중압감에 희열을 느끼곤 했다.
이 기획서가 완성되고 프로젝트에 돌입하기 바로 전에 느껴지는 희열.
기획자만이 느낄수 있는 그 희열감.
잊고 있던 그때의 그 느낌.
오늘 새로이 느꼈다.
기분좋은 중압감.
결혼식이 끝날때쯤 이 프로젝트의 기획서는 끝나는것이라 생각하니 희열감이 밀려 든다.
기분좋은 압박감.
좋다.
한번 해 보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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