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인지 잘 모르겠다. 아부지 엄마와 함께한 여행...
조금 모질란 20년 정도 되나부다... 무척이나 오래된 기억이다..
그때는 차도 없어서 바리바리 탠트니 온갖 살림을 싸들고 바다여행을 다녀온 낡은 사진 한장의 기억.
엄마 앨범에 자리 잡고 있는 난민을 연상케 하는 그 사진한장이.
가족모두가 같이한 마지막 여행이었던듯...
해마다 연말, 혹은 연중 못해도 두어번 엄마 아부지 두분은 여행을 다니신다.
그러기를 15년.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한번도 두분의 여행에 동반을 할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왜 그랬을까나...? 이제서 물음표를 찍어 본다.
오늘의 여행은 예정에 없던 갑작스레 간 여행이었다.
모두가 함께한 여행은 아니었고, 먼곳을 간것도 아니었지만, 우리집 멍멍이도 함께한 가족 여행.
갯벌을 시러라 하는 가족들은 자리를 지키고 나와 아부지만이 망테기와 호미를들고
목엔 수건을 걸치고 모자를 눌러쓰고, 밭을 메러 나가는 농부의 모습으로 갯벌로 향해 걸어 들어갔다.
여기저기 호미로 갯벌을 뒤집을적마다 굵직굵직한 조개가 물을 뱉어내며 올라왔다.
신기한듯 아이의 웃음을 비추시며 좋아 하시는 아부지.
큰놈들이 진흙위로 올라 올때 마다, 여러마리를 한번에 잡으실때 마다. 나를 부르시며 자랑하시는 모습. 웃음이 나왔다.
물이 차 올라 온다.
갯벌이 얼굴을 감추기 시작한다.
자리를 떠야 할 시간.
물이 밀려 올라오는것에 맞춰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갯벌을 걸어 나오는 길.
얼마만에 본 일몰이던가...
물이 허벅지께에 차 올라올때까지 그곳을 지키며 바라보고 있었다.
갯벌을 다 빠져 나올때 즈음.
때마춰 내리기 시작하는 굵은 빗방울. 오랜만에 나온 나와 아부지를 위해서 그랬을라나..
비를 좋아 하지만, 오늘만은 늦게 내려준 비가 아부지와 나를 위한것이라 생각하며 고마웠다.
난 분명 내일 몸살이 날것이다.
삭신이 쑤시고, 미열이 조금 있다.
반쪽이가 사다준 약을 먹었지만. 나을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좋다. 즐거운 시간을 가족과 함께 했으니 말이다.
다음엔... 다음번엔
아부지 엄마. 내 형제들의 짝꿍.
이제 막 우리 가족이 된 조카.
그리고 내 반쪽이와 함께하는 여행이 될 날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