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지각.
하지만 괜찮다.
싫어서 늦는 지각이 아니니까.
결석계를 안써도 되니까.
그저 아침을 먹고 싶었을뿐이고.
그래도 지각인걸 알고 등교하는 딸아이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나도 지각이다.
*골프
오늘 골프 테스트가 있었다. 떨어질수도 있단다. 난 내딸을 믿으니까. 걱정 안한다.
이미 오래전 내딸은 착석을 잘할수 있게 됐고. 지시따르기가 익숙해졌고. 상대방의 말에 집중도 할수 있었고. 상대방의 눈을 보고 대화를 할줄 알았으며, 이 모든게 내가 없어도 가능하게 된지 이미 몇해가 지났기 때문이다.
믿음. 믿음이라는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벼운 말이 아닌 마음이 담긴 믿음이라는건 얼마나 아이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지를 알게 해준 귀한 아이. 내딸.
난 지각을 했고. 딸아이는 대기실에서 조용히 앉아 기다리고 있다.
지각한 나에게 귓속말을 건넨다.
[나 못할것 같아...] [괜찮아.^-^]
[난 잘 못하는데.. 떨어질거 같아...] [될꺼야. 난 딸이 잘할걸 알거든 ^-^]
퍽. 딸의 멋적은 웃음과 함께 주먹이 내 팔뚝을 친다.
[씨익.. 이거봐 ~ 딸 힘 좋은거 보게~ 잘할꺼야 ^^]
이름이 불리고 딸이 나간다.
영상에 딸이 보인다. 듬직한 뒷모습. 말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딸아이의 시선 몸짓 표정 손모양 하나하나가 소리가 되서 읽히고 들린다. 잘하네.. 또 한번 마음이 몽글몽글 해진다.
안친절한 엄마 따라 싫은 내색 한번 없이 힘들다, 안한다, 싫다는 말 한번 없이 따라와줘서 너무 고맙다.
*집에가는길
돌아온 딸.
[나 찍었어?] [어]
[왜? 이모보여줄라고?] [사방 광고할라고. 자랑하고 싶으니깐]
[왜?] [내딸이라고 자랑할라고]
[엄마 나 원앙 봤어. 요 앞에 호수에 있더라고. 가면서 보고 가자]
[딸 나 길치잖아? 여기 찾아오는길에 길을 세번을 잃어버렸어.. 집에가는길 찾을라면.. 큰일이야.. 화장실도 못찾겠어..]
[일루와 내가 알아]
[난 길도 못찾고~ 갔떤길고 까먹고~ 딸 없음 건물도 못나가요... 나 딸없음 어뜨케다니지??]
[바보. 나 따라와] [엉~ 나 바보 ^^ 그니까 딸이 잘 챙겨주라~]
딸과 함께 산책을 하며 새박사 딸래미의 새 강의를 들으면서 한시간을 걷다보니 어느새 집에가는 버스가 눈앞에 지나가는것이 보인다.
[와.. 딸! 길찾기 박사!!! 우리딸 박사하나 늘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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