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방/좋은 이야기방

담쟁이

by tick-tock! 2009. 10. 9.

 저것은 벽
어쩔수 없는 벽이라 우리가 느낄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

저것은 넘을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