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살기/3월

2024.03.03…………(일)

tick-tock! 2024. 3. 5. 14:21

D-1

입학식 하루전 

중학생이 되기 하루전날. 

녹음실 선생님도 오늘은 일이 있다 수업이 연기가 되어있어 연극수업을 기다리고 있던 오전시간

메세지가 왔다 오늘 연극수업이 갑자기 취소가 되었다고. 

두둥. 화장실에 앉아 메세지를 보고 딸아이를 불렀다 

취소가 됐다고. 뭐하고 싶은거 있어? 라고 묻기도 전에

딸아이가 말한다 

[우리 주렁주렁가자]

지난 금요일 딸아이한테 신나게 마음 뚜드려 맞은 다음날 같이 가기로 했다가 못간 주렁주렁에 가고 싶다 한다. 

[그려 가자 ^^]

 

주섬주섬 가방챙겨매고 찾아간 실내 동물원(?) 주렁주렁 

다시한번 느끼는거지만. 

동물원엔 아이가 어릴때 보다 좀 크고 나서 가는게 더 재미나다. 

사실 뭘 해도 그렇긴하다. 

 

밥을 시켜 놓고 딸한테 물어본다 

[딸아. 너 어릴때 이런데 놀러왔던거 기억나는대로 얘기해봐]

응?

[응. 내가 널 데리고 을매나 열쉬미 데리고 다녔는데 언능 기억나는거 있음 하나만얘기해봐]

음.... 어릴때? 나 애기때??

[응]

몇살 때?

[그니까 그걸 기억나는대로 얘기해 보라고]

안나.

[... 음]

서운해?

[아니]

그럼 뭔데?

[뭐가?]

표정이 이상해서 

[이건 생각하는거지]

왜?

[왜가 아니라 무슨생각이라고 물어봐]

무슨생각?

[난 왜 어린 너와 아빠를 데리고 열심히다녔던가 하는 생각]

왜?

[왜는 왜야. 기억이 안난다니 차라리 모았다가 커서 갈껄 하는거지]

아냐 기억 안나는건 아닌데 

[그지 안가본거보단 났겠지 ^^]

지금이 더 재밌어

[나도 지금이 더 재미난다 ^^]

응 ^^ 

 

어릴땐 혼자 마구마구 휘젓고 다니던 딸이 

지금은 어딜가든 내 손을 꼭 잡고 내 자켓 주머니에 손을 넣고 나란히 걷는다 

 

[딸아]

[내 주머니 다 늘어나. 웨 맨날 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냐?]

뭐 어때

[그럼 손잡고 니 주머니에 손넣자]

시~러

[아 왜~~]

내 주머니 늘어나

[.... 내껀. 되고 니깐 안되고?]

베시시

[어 그래]

 

뭐든 저 눈웃음이면 모든게 답이 된다. 

 

이렇게 난 십수년만에처음으로 만난 천적과 함께 동거중이다..